2023.07.28 | 느리게 배송되는 7월의 뉴스레터 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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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요⌛️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강남역 대로, 언제 가도 새로운 카페가 생겨있는(사라지기도 하는) 홍대 앞 거리.. 서울의 수많은 '대로'는 많은 유동인구와 비례하여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다 보니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때가 있죠. 반면 오래된 좁은 골목길은 그 매력을 긴 세월 유지하는 곳이 많습니다. 비교적 큰 자본이 침투하지 않는 골목상권에는 사장님들의 개성이 뚜렷한 재밌는 상점들이 많은데요.
앞으로도 매력적인 골목길의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하는 마음에, 이번 뉴스레터의 테마는 '골목'으로 선정해 보았습니다. 서울 곳곳의 걷기 좋은 골목길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럼,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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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가득한 서울의 골목길 - 에디터 j의 큐레이션
1. 충무로
붐비는 을지로3가 거리를 따라 '충무로 인쇄골목'을 걷다 보면 비로소 충무로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역사를 간직한 오랜 인쇄소 틈새에 자리 잡은 힙한 카페와 식당들도 이제는 꽤 조화로워 보이는데요. 이 중에서도 꼭 가볼 만한 가장 매력적인 공간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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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출판하고, 전시와 행사를 기획하는 스튜디오 <웨잇>의 공간입니다. 웨잇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늦봄에 'Asian Girls! Little yet huge, tiny but great!'라는 제목의 전시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작지만 강한 아시안 여성 아티스트에 대해 조명하는 전시였는데요, 예지/미츠키/배두나/이랑 등 걸출한 아티스트들의 작업물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자전거, 요리 등을 주제로도 재미있는 이벤트를 틈틈이 진행하고 있으니 SNS를 팔로우하고 꾸준히 소식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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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 전, 대학교 새내기였던 제가 참새방앗간 드나들 듯 갔던 다락방 카페가 있습니다. 통나무집 같은 외관에, 알록달록한 색감의 인테리어와 원목 톤의 아늑한 테이블까지.
언제 가도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그 카페는 시간이 흘러 사라졌지만, 충무로에서 같은 결의 카페를 발견해 너무 행복했어요. 레트로한 감성이 가득했던 에빈스 커피가 계속 그 공간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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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수동
마포구에 자주 놀러 오는 분들도 유독 낯설어하는 신수동과 대흥동에는 아직도 옛 주택가와 상점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주택과 빌라가 즐비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발걸음을 멈추고 살펴보게 되는 가게들이 곳곳에 있는데요. 이곳은 특히 제가 4년째 살고 있는 동네라, 구석구석 발품을 팔며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공간입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일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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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집 앞의 신석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수십 년간 그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있는 곳. '파란 대문 떡볶이집'이라고도 불리는 간판 없는 분식집은 골목에 숨겨져있지만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옵니다.
그간 리모델링은 하지 않은듯한 소박한 공간에 사장님의 철학이 담긴 재치 있는 문구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우리 집 떡볶이는 맛이 없다"라며 수줍은 한마디를 던지는 사장님이지만, 떡볶이를 먹어보면 계속 찾아올 수밖에 없는 독보적인 맛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분식집 떡볶이의 별명은 "떡볶이 계의 평양냉면"이라고 하는데요. 그 맛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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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상가가 즐비한 광흥창역 부근의 한 골목길. 상가 건물에 어색한 듯 자연스레 붙어있는 포스터가 눈에 띕니다. 이 포스터를 따라가면 프리워커를 위한 크리에이티브한 작업 공간, 핏자 워크 라운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공유오피스와 달리 소규모의 공간으로 프리워커들의 네트워킹도 장려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직원분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거기다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는 각종 도구들과 서적까지 구비되어 있으니, 오피스에 앉아있기만 해도 영감이 가득 채워지는 공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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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마포구에서 꽤 유명한 카페가 된 도덕과 규범. 언젠가 골목길을 걷다 우연히 가게를 발견하고서는 속으로 쾌재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멀리서 언뜻 보면 카페인지, 공방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만큼 골목길에 동화되어 있던 카페인데요. 특유의 레트로함과 편안함으로 이제는 신수동을 대표하는 카페가 되었습니다.
도보마포/녹기전에 등 마포구 내의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상점들과 협업하여 재미있는 작업들도 많이 하고 있어서, 독특한 아이디어나 영감이 필요한 분들에게 꼭 가보시라고 추천하는 공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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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삼청동
서울의 골목길 문화를 이끌었던 삼청동. 저는 최근 몇 년 만에 다시 삼청동을 찾았는데, 뜨거운 여름 햇빛이 너무 잘 어울리는 동네여서 한참을 걷다 왔어요. 골목골목 갤러리와 예쁜 카페들이 매력적인 동네. 이미 너무 유명하고 잘 알려진 삼청동이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공간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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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언덕길을 오르면 발견할 수 있는 트렌디한 갤러리들입니다. 모두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갤러지지만 각자 개성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어요.
갤러리도스는 신인작가를 발굴하여 기획전을 자주 열고 있고, PKM갤러리에서는 화려하면서도 조금 더 '인스타그래머블'한 감각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반면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는 설치미술과 같은 실험적인 작품들을 보며 영감을 얻을 수도 있구요.
전시회에서 작품을 감상한 뒤 갤러리 도스의 카페, PKM 가든 레스토랑 등에서 음식을 즐기며 전시의 여운을 길게 남길 수도 있어서 반나절 나들이로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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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옥살이를 하는 바리스타가 오픈한 한옥 카페로, 편안한 분위기와 가게 가운데 정원이 인상적인 카페입니다. 더운 날씨에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카페라 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요.
멋스럽게 꾸며진 한옥의 분위기와, 삼청동 뷰를 바라보고 있으면 충분히 땀 흘려 갈만한 공간입니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는 레트로한 음향 기기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굉장히 멋스럽게 꾸민 공간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공간 하나하나 세심하게 기획한 위트와 정성이 느껴집니다. 거기다 커피를 다 마셔가면 시원한 물을 한 잔 더 내어주시는 접객까지 과하지 않은 호스피탈리티가 고객을 이끄는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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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서울에는 좋은 공간이 정말 많아서 앞으로도 종종 여러 가지 테마와 함께 공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보물같은 경험들을 많은 분들에게 공유해 드리고 싶어요. 만약 에디터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 있으시다면, 인스타그램 DM 또는 의견 남기기로 소통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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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by
💚 Editor. 제이미 / 빠른 삶을 동경했지만, 이제는 나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나아가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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