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색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2023. 6. 9.

😌 사색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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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9 | 느리게 배송되는 6월의 뉴스레터 1호

사색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 바로 '사색'의 의미입니다.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사색은 사치처럼 느껴지는데요.

영화<안경>에서도 휴식을 위해 조용한 섬마을을 찾아간 주인공도 관광할 곳은 없고 사색하기 좋은 곳이라는 민박집 주인의 말에 당황해하고 다른 마을로 옮기려 합니다. 일상에 지쳐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마을을 찾아갈 정도로 휴식을 원하면서도 '할 것도 없이 사색밖에 할 게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자, 탈출까지 시도하는 주인공의 모습.

마치 휴식을 위해서 떠난 여행에서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우리에게 영화는 "아무리 성실해도 휴식은 필요하다"며 잠시 쉬면서 사색하는 것을 권합니다. 영화가 개봉된 2007년보다도 더 바빠야 하는 2023년에 더 와닿는 영화였습니다.

최근에 이 영화를 접하게 된 에디터 J와 P도 사색의 매력에 스며드는 주인공을 지켜보며, 사색은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에디터 P는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사색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겠습니다.

에디터 J는 사색하기 좋은 공간을 큐레이션 해 볼게요.

꼭 무엇을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 에디터 p의 이야기

“사색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영화 ‘안경’에서 타에코가 민박집 ‘하마다’의 주인인 유지에게 묻습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가벼워질 것을 권유합니다. 영화에서 매년 이 민박집을 찾는 사쿠라 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빙수를 만들어 주는데 팥 위에 간 얼음과 시럽을 뿌리는 것이 끝입니다. 그런데도 마을 사람들에게 사쿠라 씨의 빙수는 인기 메뉴입니다.

프랜차이즈 빙수처럼 형형색색의 토핑들이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사쿠라 씨의 빙수가 맛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오랜 시간이 걸려도 팥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초조해하지 않으면 언젠간 반드시” 잘 쑤어진 팥만으로 맛있는 빙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쿠라 씨가 '하마다'에 올 때마다 마치 집 근처 장을 보러 가는 것처럼 가방 하나만을 들고 오는 것 역시도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버리고 사색하며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쉬는 동안에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곁가지들을 뻗치는 우리에게 사색은 잊혀진 존재입니다. 방법조차 다시 익혀야할 정도이니까요. 그런 우리에게 영화는 무엇을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사색을 통해 진정한 휴식을 취하라고 말합니다. 얼마 전까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조급한 마음으로 휴일도 없이 노트북 앞에 앉아 있던 저 역시도 사색은 오랜만에 접하는 단어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한 달에 한 번은 사색에 빠져볼까 싶습니다.

👉 영화 <안경>이 마음에 들었다면?

카모메식당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2007년 개봉.

"세상 어디에 있어도 슬픈사람은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워요."

바그다드 카페 - 퍼시 애들론 감독. 1993년 개봉.

"여긴 너무 화목해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2011년 개봉.

"가족보다 세계를 선택하기로 했어."

사색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공간 추천 - 에디터 j의 큐레이션

누구나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안경>의 사쿠라 씨가 가방 하나만을 들고 하마다에 찾아오는 것처럼, 가벼운 백팩 하나만 매고 정처 없이 거닐고 싶은 순간.

서울 시내에서 짧은 사색도, 도심을 벗어나 오랜 시간 사색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홀로, 혹은 누군가와 함께해도 좋습니다. 한 템포 쉬어가기 좋은 전국의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1️⃣ 고요한 스테이

🏠 (홍성) 자발적고립 #자연 #독채 #수영장

난이도 : ⭐️⭐️⭐️⭐️

홍성에 위치한 '자발적고립'은 자연 속에서의 사색을 위한 공간입니다. 일상의 경계에서 벗어나 홀로 고요한 시간을 가지길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고립의 시간을 선물하는 곳입니다. 근방 마트에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외지이지만, 도시의 삶에 지친 여러분의 온전한 휴식을 도와줄 거에요.

🪴 (전주) 행옥 #한옥마을 #정원 #먹거리

난이도 : ⭐️⭐️

전주 한옥마을 내 위치한 아늑한 민박입니다. 늠름한 강아지 현동이가 반겨주고, 문을 열고 나가면 한옥마을을 찾아온 관광객들을 간간이 만날 수 있는 곳. 그렇지만 객실 앞 마당에서 커피 한잔에 책도 읽고, 다가오는 계절을 느끼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색과 관광을 모두 누리고 싶은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 (고성) 맹그로브 #바다 #워케이션 #커뮤니티

난이도 : ⭐️⭐️⭐️

프리랜서, 리모트 워크를 하는 분들에게 더욱 추천하는 공간입니다. 프라이빗 해변처럼 고요한 '교암리 해수욕장'이 인접한 맹그로브 고성입니다. 혼자도, 친구와도 오기 좋은 아늑한 휴식 공간과 오션뷰 워크 라운지가 있습니다. 일에 치여 바쁜 분들이라면 간만에 근무 환경을 바꿔 리프레시도 하고, 바닷가에서 자전거를 타며 기분전환을 하기 좋아요.

2️⃣ 도심 속 오아시스

📚 덕수궁 마이시크릿덴

⏰ 매일 09:00-22:00

📍 서울 중구 덕수궁길 9 현진빌딩 401호

낮에는 공유 서재로, 저녁에는 와인 페어링 공간으로 방문 가능한 공간입니다. 덕수궁이 보이는 창가, 클래식 음악, 책과 매거진까지 이용하고 싶다면 '낮의 사색' 프로그램 예약을 하면 됩니다.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외부와 차단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사색에 몰입할 수 있는 곳이에요.

🪷 강화도 전등사 카페

⏰ 매일 08:30-18:00

📍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경사진 전등사 입구를 올라오면 비로소 나타나는 한옥 카페입니다. 절에 위치한 만큼 녹음이 가득한 주변 풍경과, 쌍화차 우리는 향기가 눈, 코, 귀를 만족시켜줍니다. 에디터는 비 오는 여름날 방문했는데,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으니 잡념이 사라지며 사색에 빠지기에 적격의 공간이었어요.

🌊 해운대 카페 타이드

⏰ 수~월 09:00-19:00(매주 화요일 휴무)

📍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53

서울은 벗어나고 싶지만 도심에서의 휴가를 포기할 수 없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곳입니다. 타이드는 해운대 미포의 조용한 골목길 안에 위치한 카페로, 바 테이블에서 보는 바다 뷰가 근사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며 굽이치는 파도를 보고 있자면, 절로 '파도멍'을 즐길 수 있어요. 노포 식당이 가득한 주변 거리를 거닐다 보면 어느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